굴착기를 이용한 은행나무 열매 조기 채취 장면. [사진=원주시]
굴착기를 이용한 은행나무 열매 조기 채취 장면. [사진=원주시]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국내 건설기계 분야가 산업계 전반에 걸친 ‘2050 탄소중립’에 동참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친환경 제품 전환을 위한 생산라인 정비·교체 바용과 기존 디젤엔진 장비 재고물량 처리 문제가 다가올 것으로 보여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는 각각 지난해 11월과 올해 6월 오는 2050년까지 글로벌 전 사업장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42%, 2040년까지 71%를 감축해 최종적으로 2050년 해당 목표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또 볼보그룹코리아는 2030년까지 내부 사업장, 시설, 제조 공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중간목표와 함께 2040년까지 탄소중립 밸류체인을 형성, 이후 모든 제품을 탄소중립에 부합하도록 출시한다는 방침을 피력했다.

하지만 건설기계 분야에도 머지않아 탄소중립을 위해 넘어서야 할 고비가 순차적으로 임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그 해법에 수반되는 인적·물적자원 규모가 얼마나 확대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 딜레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거나 제로(0) 상태로 만들기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건설장비를 대량으로 생산할 경우, 기존 생산라인 교체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앞으로 친환경 건설기계 포트폴리오가 확대되는 시기까지 남아 있는 디젤엔진 기반 굴착기나 필로더 등 재고물량을 어떤 방식과 경로를 통해 소진할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아울러 현재 각 사업장에서 쓰이고 있는 건설장비 가운데 탄소배출이 과다한 노후 장비 처리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와 관련, 현대제뉴인 관계자는 “이미 전사적 차원에서 탄소중립 로드맵을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단계적 실현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볼보그룹코리아 관계자도 ”지난 9월 친환경 소형 전기 굴착기 ‘ECR25’를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선보였으며, 현재 경남 창원 공장에서 3~5톤 중형 전기 굴착기도 생산 중“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전 文정부에서 국가적 지상목표로 ‘2050 탄소중립’을 전면에 부각시켰을 때, 건설기계업체마다 제반 여건이나 제약사항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정부 방침에 따라가기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좀더 실현가능하며 짜임새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기계 관계자는 “건설기계 분야도 탄소중립 실현에 예외가 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에서 표출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연착륙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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