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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May 25. 2022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인플레이션이 옵니다

인플레이션은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리테일 기업에게는 큰 위기입니다

아래 글은 2022년 05월 25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월마트와 타깃마저 추락합니다      

 아마존이 준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월마트와 타깃마저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무너졌습니다. 아마존의 부진 원인은 리오프닝 시대로 전환되면서, 성장성이 떨어진 것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오프라인 기반의 리테일 기업인 월마트와 타깃의 실적은 뭐가 문제였을까요?


 사실 둘은 매출 성장률 자체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매출 실적 자체는 월가의 전망치를 상회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익 감소였습니다. 월마트의 주당 순이익은 시장 전망치 대비 15%나 하회하였고, 타깃은 전년 동기 대비 40%나 감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익성 악화를 불러온 건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인플레이션이 리테일 기업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design by 슝슝)


 이번 실적 발표 전만 해도, 오프라인 리테일 기업들은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두리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보복 소비 등이 활발해지면서, 인플레이션 충격은 가격 인상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겁니다. 하지만 정반대의 실적이 발표되자, 시장은 이를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공포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대형마트 주가까지 하락하고 있습니다.



고가도 문제, 저가도 문제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중저가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물론, 고가 채널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겁니다. 먼저 월마트와 같은 '저가 전략'을 펼치는 업체에게 물가 인상은 당연히 치명적입니다. 원가가 상승하면, 가격 측면에서 경쟁적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함부로 가격 인상을 했다가는 고객이 이탈하기 십상이고요.


 하지만 동시에 비교적 고가의 사치재를 취급하는 업체들에게도 인플레이션은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타깃의 이번 수익성 악화 원인은 임의 소비재 판매의 하락이라고 하는데요. 임의 소비재란 소비자들이 구매는 하고 싶지만, 필수재는 아닌 상품을 뜻합니다. 가전제품이 대표적이고요. 그런데 물가가 올라가자, 이러한 임의 소비재 수요마저 감소한 겁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국내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대형마트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2%나 감소한 것이 대표적이고요. 심지어 팬데믹 기간에도 잘 나가던 명품 소비마저 줄어들고 있습니다. 샤넬의 리셀가는 정상가를 밑도는 수준까지 빠졌고요. 작년 1분기 최고 60%에 달하던, 백화점의 명품 매출 성장률도 올해 1분기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정상가마저 밑도는 샤넬의 리셀가는 명품 수요마저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데이터 출처: 크림)


 더욱이 리오프닝 이후 국내 시장의 보복 소비도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물론 그간 어려웠던 패션 소비 등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면, 백화점 실적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큽니다. 그간 백화점의 고성장을 이끌던 명품 소비는 줄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올해 남은 기간은 온라인 쇼핑은 물론, 대형마트와 백화점에게도, 어려운 시기가 될 것 같습니다.



솟아날 구멍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렇다면 리테일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이라는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가격 인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건 어려워졌습니다. 그렇게 하면 역으로 소비가 축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익 삭감이 현실임을 받아들이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일단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효율화하는데 모두가 집중할 겁니다. 이미 온라인 쇼핑 플랫폼들의 운영 전략은 성장 중심에서 수익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데요. 이러한 트렌드가 오프라인까지 번져나갈 겁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수익 회복을 꾀할 겁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인데, 아무리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AWS가 굳건히 버티는 이상 무너질 일이 없습니다. 그래서 국내외 많은 리테일 기업들이 광고, 물류, 데이터 등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기도 하고요.


 다만 문제는 여전히 적자 규모가 너무 크고, 사업 다각화를 하기에는 아직 성장하기에 바쁜, 커머스 스타트업들입니다. 작년에 무섭게 성장했지만, 수요 감소와 적자 확대라는 과제를 떠 앉게 된 명품 플랫폼들이나, 인플레이션의 타격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직매입 커머스들은 올해 하반기는 특히 어려운 시기가 될 전망입니다.




머스와 IT에 관한 트렌드를 기록하고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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