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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데믹이 촉발한 공급망 혼란, 과거의 답이 통하지 않는 이유

2022.05.22. 오후 2:23
by 민순홍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글로벌 공급망은 여전히 많이 아픕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수요, 공급 불균형과 항만 적체에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상하이항 봉쇄와 같은 갖가지 불확실성이 더해졌습니다. 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공급망이 아픈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2. 사실 현재 이어지고 있는 사태를 극복할 명확한 해결책은 어디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불확실성’에 흔들리지 않을 방법은 있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급망 관리의 법칙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데요. 민순홍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가 새로운 공급망 관리의 법칙을 제시합니다.

3. 물류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토요타의 JIT(Just In Time) 기반 린 시스템 공급망관리는 이제 더 이상 들어맞지 않고,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기만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그렇다면 공급망 관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요? 결국 필요한 것은 ‘디지털 전환’입니다. 공급망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단계적 방법론을 몇 가지 케이스와 함께 제시합니다.

4. 디지털 전환을 해법으로 말하는 건 너무 뻔하지 않냐고요? 디지털 전환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협업이라는 뻔하지 않은 주장을 함께 전합니다. 그렇지 않은 디지털 전환은 여태까지 실패했던 수많은 이들의 길을 그대로 따라갈 수도 있다고요. 공급망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제조건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스토리. 민순홍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테네시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마케팅/SCM 복수전공)를 취득하고 오클라호마대학에서 9년간 재직했다. 현재 한국로지스틱스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공급망관리(Supply Chain Management) 전략과 마케팅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다.

Edited By 엄지용 connect@beyondx.ai

PROLOGUE

공급망은 여전히 많이 아픕니다

코로나19가 촉발한 글로벌 물류대란이 갖은 악재를 더하면서 ‘엔데믹’ 시대가 열린다는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2021년 수에즈 운하 좌초부터 최근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 중국 항만의 연이은 봉쇄 조치까지. 불확실성에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공급망은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선사들의 운항 정시성은 망가진 지 오래고, 화물을 태울 수 있는 선복은 돈을 주고도 좀처럼 구하기 힘듭니다. 다행인지 치솟은 해상 운임은 완만한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이 또한 전통적인 해운 비수기의 영향으로 언제든 다시금 치솟을 수 있기에 낙관할 수 없다는 평가입니다. 당장 누구도 코로나19 이전 운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감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상운임의 척도가 되는 SCFI(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 지수 변화 추이. 완만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의 그 수치를 크게 상회한다. ⓒSCFI

저는 콘텐츠 창작자로 업계를 돌면서 많은 이들에게 글로벌 물류대란에 대한 해결책을 묻고, 관련 발표를 들었지만 사실 명확한 ‘방법’은 아직까지 찾지 못했습니다. 그저 불확실한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음을 수용하고, 이슈가 발생했을 때 최대한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체 물류망을 구할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나오는 정도죠.

최근 삼성SDS가 주최한 <첼로스퀘어 컨퍼런스 2022> 행사장에서 들었던 민순홍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의 발표도 그랬습니다. 그라고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명확한 솔루션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과거 우리에게 정답이라고 통용됐던 교과서에 나온 ‘공급망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 기법이 더 이상 무의미해졌다는 그의 주장은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토요타의 JIT(Just In Time)로 대표되는 린(Lean) 시스템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맞닥뜨릴 수 있는 새로운 공급망관리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는 그의 이야기가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그의 이야기가 당장의 해결책은 못되지만, 앞으로 언제든 일어날 불확실한 어떤 이슈를 극복하는 데 힌트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민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CHAPTER 1

전에 없던 위기가 찾아온 이유

“예측 가능한 예측 불가능성 시대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2021년 12월 28일 글로벌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지난 2019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19 대유행은 최근 펜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변화했습니다. 그럼에도 ABC뉴스, 뉴욕타임즈 등 글로벌 경제지들은 코로나19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며,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코로나19가 촉발한 ‘공급망 위기’가 대표적입니다. 실제 자동차 산업에서 시작한 반도체 부족 현상은 컴퓨터,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소비재까지 재고 부족 사태를 야기하고 있지만, 그 문제 해결은 요원해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IMF는 2022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9%에서 4.4%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아직도 ‘예측 가능한 예측 불가능성 시대’라고 전망한 이코노미스트의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이는 이유입니다.

사실 공급망 위기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자연재해와 사회, 정치, 경제적 불안정으로 흔히 발생하는 문제였습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입니다. 진도 9.0의 대지진으로 전 세계가 자동차와 전자부품 부족 사태를 겪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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