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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노조 "사모펀드에 모빌리티 매각?…고양이에 생선 맡기나"

등록 2022.07.11 14:15:38수정 2022.07.11 14: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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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유니언,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협상 중단 촉구

카카오, 사모펀드 MBK에 모빌리티 지분 매각 검토

"카카오, 겉으로는 사회적 책임 말하고 뒤로는 책임회피"

노조, 3차 협의 및 실무교섭 추진…대규모 집회도 고려 중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3월 서울 시내에서 카카오 택시가 운행을 하고 있다. 2022.03.0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3월 서울 시내에서 카카오 택시가 운행을 하고 있다. 2022.03.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전 국민이 이용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을 사모펀드에서 운영하는 것은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입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자사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협상을 이같이 표현했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전국대리운전노조를 비롯한 관계 단체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협상을 중단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카오, 경영실패 책임 노동자에 뒤집어 씌워…표리부동의 극치"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적 갈등을 높이게 된 것은 경영적 판단의 실패 때문"이라며 "카카오는 이러한 경영 실패를 책임지고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노동자들에게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범수 전 의장이 말한 상생을 위한 약속은 아직 시작 단계이고, 사회적 책임을 다 이행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카카오모빌리티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겠다고 한다"며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할 수 없으니 사모펀드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 겉으로는 상생과 책임, 소통을 말하면서 속으로는 매각을 진행 중이었다니 표리부동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김주한 대리운전노조 위원장 또한 "사모펀드는 카카오모빌리티 관련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더욱 힘든 노동조건을 강요하고 시민들에게는 더 많은 비용을 부담시킬 것"이라며 "카카오가 갑자기 매각을 발표한 것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고, 말로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하고 뒤에서는 책임 회피 작업들을 추진 중인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카카오는 최근 10%대의 모빌리티 지분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2대 주주로의 지분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 최대 주주인 카카오는 현재 약 58%의 지분을 갖고 있고, 사모펀드 TPG(29%), LG(2.47%), 구글(1.53%), GS리테일(1.32%), GS칼텍스·에너지(0.74%) 등이 소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번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논란은 카카오가 모빌리티 경영권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서울=뉴시스]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과 전국대리운전노조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서울=뉴시스]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과 전국대리운전노조를 비롯한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반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모빌리티 매각, 소비자에도 피해?…"국민이 만든 데이터 이윤에 의해 사용될 것"

노조 측은 MBK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구축해 온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문제가 될 수 있고, 사모펀드의 특성 상 이윤 극대화를 위해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커 소비자 피해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지회장은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민들이 직접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만들어주신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데, 이 데이터 활용에 대한 부분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은 채 경영권이 사모펀드에 넘어갔을 때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도 "전국민이 제공한 데이터들이 사모펀드 자본에 넘어가게 되면 이게 이윤에 의해 사용될 수 있는데 견제할 수단이 없다"며 "그래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견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을 얹었다.

노조 측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이후 사측과 수차례 교섭을 진행하는 동시에 매각 반대 서명운동, 피켓 시위 등을 진행해왔다. 앞서 진행된 카카오 CAC(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와 카카오지회 간 2차 협의에서 노조는 사측에 사회적 책임 이행, 지분 매각과 관련한 플랫폼노동자와의 논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와의 직접 면담 등을 요구했으나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향후에도 카카오지회와 카카오 CAC(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 간 3차 협의를 추진하고, 카카오지회-카카오모빌리티간 실무교섭 자리도 갖는다는 계획이다. 논란 이후 진행한 서명 운동 및 피켓 시위 등을 이어가는 데 더해 카카오 신규 사옥 홍보물·현수막을 부착하고 사옥 앞 판교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편 카카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를 완전히 매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매각 추진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카카오가 모빌리티 지분을 상당부분 매각하는 구조는 검토조차 해본 적 없는 루머"라며 "검토하고 있는 부분은 10%대의 매각을 통한 2대 주주로 전환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주주구성의 변화로 2대 주주로 한발 물러서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독립을 응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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