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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상자 : 아마존의 SPC를 초월한 ‘어장 버티컬’ 커머스

2022.03.01. 오후 6:28
by 유병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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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더 많은 상품 선택권(Selection)과 저렴한 가격(Price), 더 빠른 배송(Convenience)은 아마존 제프 베조스 회장이 꼽은 이커머스의 본질이자, 쿠팡을 포함한 수많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추구하는 가치입니다. 근데 이 가치와는 조금 다른 이상한(?) 길을 선택한 업체가 있습니다. 어장을 공유하는 버티컬 커머스 ‘파도상자’ 유병만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2. 파도상자의 배송은 느립니다. 못해도 며칠, 길면 2주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파도상자의 상품 구색은 100여개에 불과합니다. 옆동네 신선식품 버티컬 커머스 마켓컬리만 하더라도 수만개의 구색을 자랑하는 데 부족해 보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고객들은 파도상자에 열광합니다. 78%라는 높은 재구매율 수치로 증명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3. 파도상자는 스스로를 ‘커뮤니티 커머스’라 부릅니다. 그런데 커머스보다는 ‘커뮤니티’에 더 무게감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커머스 업계에서 유행하는 ‘커뮤니티’ 활성화의 힌트, 파도상자의 도전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4. 파도상자가 SPC를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생산자 직접판매(D2C) 구조로 가격은 이미 전국 최저가를 자부하고, 당일발송 서비스 ‘만선거래’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파도상자가 추구하는 SPC의 문법은, 여타 커머스 업계의 그 문법과는 조금 다릅니다. 파도상자 입장에서 SPC는 성장을 위한 기본 기능일지언정 본질은 아니라고 합니다. 커뮤니티를 넘어 ‘금융 플랫폼’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파도상자의 방향에서 네이버와 쿠팡이 SPC로 격돌하는 이 시국에 ‘작은 커머스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는 틈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스토리. 유병만

바다를 동경했다.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졸업 후 호주인 친구들과 팀을 꾸려 현지에서 요트 제조, 판매 사업을 운영했다. 이후 유럽에서 요트마스터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요트를 배송하는 일을 했다. 범선 선장으로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세계 일주를 마쳤다. 한국으로 돌아와선 아주그룹 요트사업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여전히 바다를 동경했다. 어촌마을에 귀어 하겠다는 생각에 부산에 내려갔다. 현장에서 어부들의 고민을 들었다. 어부가 되기 전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싶었다. 2019년 8월 15일. 어부 유통 독립이라는 사명을 안고 ‘파도상자’를 창업했다.

Edited By 엄지용 connect@beyondx.ai

PROLOGUE 1

10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것

“앞으로 10년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은 무엇일까요? 다음 10년 동안 무엇이 변할지 묻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이 2019년 5월 블루오리진의 달착륙선 공개 행사장에서 전한 이야기입니다. 제프 베조스 회장은 이어 10년 뒤에도 변치 않을 이커머스의 본질로 SPC(Selection, Price, Convenience)를 꼽았습니다.

그에 따르면 10년이 지나도 고객은 온라인에서 더 많은 상품을 선택할 수 있길 원합니다. 10년 후에도 더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길 원합니다. 10년 후에도 더 빠른 배송을 원합니다. 누구도 10년 뒤에 더 느린 배송을, 더 적은 상품 선택권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 제프 베조스 회장은 강조합니다.

제프 베조스의 SPC는 한국에 와서 쿠팡에 의해 변주됐습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2021년 상장신고서에 동봉한 주주서한을 이런 말로 시작합니다.

“고객이 ‘놀라운 서비스’, ‘저렴한 가격’, ‘넓은 선택권’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쿠팡은 전통적으로 존재했던 고객 경험의 상충관계를 극복할 것입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주주서한. Convenience를 Service라는 단어로 치환했을 뿐, 첫 문장부터 ‘SPC’를 강조하고 있다. ⓒ쿠팡 IR

비단 SPC를 기반으로 굴러가는 아마존의 ‘플라이휠’을 꺼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 더 많은 선택권은 오랫동안 이커머스 업계에서 본질적인 가치로 꼽혔습니다. 수많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SPC 중 어느 하나, 혹은 어느 하나를 기반으로 전부를 강화하는 전략을 짰습니다.

예컨대 지마켓은 3자 판매자를 대량 유입한 오픈마켓 구조를 선점하며 선택권(Selection)을 극대화했습니다. 네이버는 포탈 트래픽과 검색 편의성을 기반으로 한 ‘가격 비교(Price)’를 무기로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했습니다. 쿠팡은 막대한 물류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빠른 배송(Convenience)의 진입장벽을 세웠습니다. 현시점 이들은 SPC의 모든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PROLOGUE 2

SPC 뒤틀어 버리기

여기 SPC의 문법을 초월하여 가치를 만들고 있는 한 플랫폼이 있다면 어떨까요. 플랫폼의 이름은 파도상자입니다. 파도상자 플랫폼에 들어가면 별세상이 펼쳐집니다. 홍성 남당어장, 울진 후포어장, 신안 흑산도어장, 포항 동빈어장, 부산 중리어장, 인천 연평어장, 제주 한림어장... 상품이 메인이 돼 올라오는 여타 커머스와는 다르게 생소한 ‘어장’의 이름이 나열됩니다.

파도상자는 어장별로 계절 제철 수산물을 큐레이션해 고객에게 판매한다. 자연물을 판매하는 특성상 계절별로 어장별로 판매하는 수산물의 종류와 개수는 차이가 있다. ⓒ파도상자

각 어장 안에서는 그곳에서 나는 제철 수산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제주 한림어장에는 지금 열기, 활갑오징어, 갈치가 잡히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천 연평어장에는 ‘꽃게’가 제철이네요. 상품 콘텐츠에는 ‘야성’이 느껴집니다. 깔끔하게 디자인 된 상품상세 페이지 그런 거 없고요. 그야말로 현장 냄새가 나는 사진을 사용합니다.

파도상자 신안 흑산도어장의 홍어 상품 콘텐츠(위)와 오아시스마켓의 홍어 상품 콘텐츠(아래) 비교. 일반적인 신선식품 버티컬 커머스의 그 문법과는 확연히 다르다. ⓒ파도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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