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냉·온탕 오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새 국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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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8.03. 오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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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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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휴업, '국민투표 무산'→'규제심판회의'로 전환
유통업계, 실효성 논란 계속되는 규제 완화 기대 커
대통령실이 지난 달 31일까지 '국민제안 대국민 온라인 탑10' 투표를 진행, 1위로 '대형마트 월2회 의무휴업 폐지'가 선정됐으나 어뷰징 사태로 인해 이번에는 탑10을 선정하지 않겠다고 1일 밝혔다.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2.8.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의무 휴업을 가지고 한 달 새 몇 번씩 냉탕과 온탕을 오가네요. 정부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업계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대형마트 관계자)

윤석열 정부가 온라인 투표에 부쳤던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방안을 중복·편법 투표를 이유로 무효로 하자 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현 정부 초기부터 규제 완화를 성토해왔던 유통 기업들은 하루 만에 백지화된 투표 결과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10년 만에 어렵게 논의된 사안이 준비 부족으로 무효화 된 것에 실망감이 크다는 의견입니다.

10개 안건 중 57만 표로 '1위'를 차지하며 폐지 여론에 대한 국민의 큰 지지를 받았기에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습니다. '비실명제로 진행된 만큼 논란이 예상됐다'는 회의적인 반응까지 나옵니다.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한 소비자 의견(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뉴스1


언제부턴가 유통산업에선 정부가 제시하는 발전 정책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업종에 따라 '성장', '완화' 정책이 발표되지만 유통업에선 들어본 지 오래입니다. 관련 법령인 유통산업발전법은 '발전' 대신 '규제'라는 명칭이 더욱 어울릴 듯 싶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으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이 반사이익을 받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는 수차례 나왔습니다. 실효성이 없을 뿐 아니라 주변 상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까지 불편을 줘 소비 위축까지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대형마트 규제에 대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일각에선 대형마트는 규제가 완화되면 손익이 곧바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로인해 유발되는 고용안정, 신규일자리 창출, 납품 업체까지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증권가는 NH투자증권은 의무 휴업 규제가 폐지될 경우 이마트 매출이 연간 약 9600억원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연간 144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롯데마트 역시 연간 매출은 약 3840억원, 영업이익은 연간 약 499억원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통령실이 지난 달 31일까지 '국민제안 대국민 온라인 탑10' 투표를 진행, 1위로 '대형마트 월2회 의무휴업 폐지'가 선정됐으나 어뷰징 사태로 인해 이번에는 탑10을 선정하지 않겠다고 1일 밝혔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의 모습. 2022.8.1/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어뷰징 논란'으로 무산될 것 같은 대형마트 규제 완화는 다행히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국무조정실은 4일 첫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영업제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고 밝히며 규제 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남겨둔 상황입니다. 정부는 첫 회의 직후 5일부터 2주 동안 규제정보포털에서 국민이 참여하는 온라인 토론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유통업계는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입니다. 업계의 하소연을 넘어 더 큰 문제는 소비자의 불편입니다. 대형마트 규제는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며 역행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던 만큼 '연구 결과에 의거한 현실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 10년간 대형마트가 규제를 받는 사이 유통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업계는 그 사이 '오프라인 대 오프라인'의 경쟁이 '오프라인 대 온라인'으로 변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소비자 역시 "대형마트를 규제한다고 전통시장을 가지 않는다"는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현장 혼선과 국민 혼돈 막기 위해 조속한 결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불과 하루 사이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희망'과 '실망'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예측불허의 정부모습이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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