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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국에 10배 성장해 469억 매출 만든 동대문 패션 플랫폼 ‘셀업’의 비밀

2022.11.01. 오전 10:53
by 이연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조금 나아졌다지만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은 엔데믹이 찾아온 지금도 여전히 ‘디지털’과는 거리가 먼 환경에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공장부터 도매상, 도매상에서 사입삼촌(사입대행자; 동대문판 물류업자), 사입삼촌에서 소매상까지. 수기 작업이 당연한 야생의 환경이 왜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비용을 증가하게 만드는지 동대문 기반 온오프라인 패션 커머스를 모두 경험한 이연 쉐어그라운드 대표로부터 들어봤습니다.

2. 쉐어그라운드가 운영하는 동대문 패션 플랫폼 ‘셀업’의 매출 성장세는 코로나19로 침체를 맞은 국가통계의 그것과는 상관없는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코로나19가 찾아오기 직전해 2019년 3월 창업한 쉐어그라운드의 매출은 첫해 45억원을 시작으로, 2020년 217억원, 2021년 469억원으로 해마다 4배, 2배 이상씩 급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만 10배 성장을 달성한 것인데요. 어떻게 이런 폭발적 성장이 가능했는지 그 치열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쉐어그라운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동대문 도매상의 신상 정보를 소매상에 노출하고, 소매상이 구매한 상품을 사입삼촌을 통해 소매상의 물류거점까지 배송해준다는 측면에서 ‘B2B 동대문 패션 커머스’와 유사한 지점이 있는데요. 그런데 쉐어그라운드가 추구하는 가치는 일반적인 B2B 동대문 패션 커머스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그게 무엇인지, 쉐어그라운드의 수익모델과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XaaS(X as a Service). 모든 것의 서비스화는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쉐어그라운드가 추구하는 방향도 그렇습니다. 동대문 소매상의 정산관리를 해결하는 소프트웨어로 시작하여, 패션 커머스 가치사슬 전체를 아우르는 ‘XaaS’ 서비스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여기서 쉐어그라운드가 최근 시작한 ‘풀필먼트’ 사업의 목적이 물류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스토리. 이연

쉐어그라운드의 창업자이자 대표이사. 2014년 잡화와 패션상품을 취급하는 플리마켓 ‘30ME(써리미)’를 시작으로 온오프라인 패션 커머스와 자체 디자인 브랜드 제작까지 섭렵한 연쇄 창업자. 동대문 패션 소매상으로 일하면서 경험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2019년 3월 쉐어그라운드를 창업했다. 쉐어그라운드는 B2B 패션 소프트웨어 ‘셀업’을 바탕으로 최근 월거래액 500억원을 달성했다. 제조와 소싱, 사입과 물류를 아우르는 패션 생태계 전체를 연결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한다.

Edited By 엄지용 connect@beyondx.ai

PROLOGUE

팬데믹인데 10배 성장한 동대문 패션 플랫폼

엔데믹으로 조금 나아졌다지만, 코로나19 기간 성장세의 직격을 맞은 대표 상품 카테고리를 하나 꼽는다면 단연 ‘패션’입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찾아온 2020년 패션 카테고리 이커머스 거래액은 45조5356억원으로 전년(42조3352억원) 대비 7.5% 성장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이커머스 상품 거래액은 127조755억원으로 전년(101조3642억원) 대비 25.3% 성장하여 수혜를 입은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입니다.

당장 대한민국의 대표 패션 클러스터인 ‘동대문’ 시장도 코로나19 기간 타격을 입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회가 닿아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6월 동대문 새벽 패션시장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육안으로 훑어 봐도 코로나19 이전에 느꼈던 압도적인 봉투 산맥의 절반 정도는 사라진 것 같은 초라함이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2020년 6월의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 풍경 ⓒ커넥터스

2018년 12월의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 풍경. 비교해보자. ⓒ커넥터스

제가 ‘쉐어그라운드’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이런 배경이 있습니다. 2019년 3월 코로나19가 터지기 직전해 창업한 이 업체의 매출 성장세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2020년 쉐어그라운드의 매출은 217억원으로 2019년(45억원) 대비 381.6% 성장했고요. 2021년 쉐어그라운드의 매출은 469억원으로 또 전년 대비 115.7% 성장합니다. 엔데믹이 다가온 최근 1~3분기 이 업체의 월평균 거래액은 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87% 성장을 만들었습니다.

밝히자면 미디어에서 접한 쉐어그라운드의 비즈니스 모델은 겉으로 보기엔 B2B 동대문 패션 커머스 플랫폼처럼 보였습니다. 마치 ‘신상마켓’처럼 패션 소매상들이 온라인상에서 여러 도매상의 신상품을 확인하고, 소매상의 물류거점 혹은 매장까지 B2B로 배송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모델처럼 보였고 실제 관련 사업을 쉐어그라운드도 운영합니다. 미디어들도 왕왕 신상마켓과 쉐어그라운드를 비교하곤 했죠.

저 또한 궁금증에 질문했는데, 쉐어그라운드는 신상마켓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하더군요. 참고로 공시에 따르면 신상마켓 운영사 딜리셔스의 2021년 매출은 179억8090만원입니다. 딜리셔스에 따르면 신상마켓의 거래액은 2021년 기준 5723억원이고요. 거래액은 신상마켓이 쉐어그라운드와 비교하여 더 크나, 매출은 쉐어그라운드가 훨씬 큽니다. 뭔가 겉에선 보이지 않았던 무언가는 존재하는 모양입니다.

쉐어그라운드가 지난 7월 새롭게 오픈한 풀필먼트센터의 모습. 이 공간에도 겉으로 보이는 B2C 물류 비즈니스 확장 속 숨은 큰 그림이 있었다. ⓒ쉐어그라운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쉐어그라운드의 이연 대표를 만난 배경입니다. 마침 또 쉐어그라운드가 최근 ‘풀필먼트’ 사업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물류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라면 참을 수 없죠. 쉐어그라운드의 비즈니스 모델에는 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요? 이연 쉐어그라운드 대표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어보죠.

CHAPTER 1

동대문 연쇄 창업가의 고민

2014년부터 30ME(써리미)라는 상호명으로 패션과 잡화 크리에이터의 상품을 취급하는 플리마켓을 운영했어요. 2015년 동대문 두타에 입점하면서 디자이너 브랜드 편집샵을 운영하기 시작했고요. 2017년 두타 계약이 만료되면서 홍대상권에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 열고,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브랜드(에고트립)를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이후 동대문 패션 상품을 취급하는 형태로 사업을 확장했고요. 쉐어그라운드 창업 직전에는 동대문 도매상들과 함께 공동 브랜드 ‘DFWM(Dongdaemun Fashion Wholesale Market)’을 기획, 운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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