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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에 보이는 대륙간 ‘리커머스’ 큰 그림

2022.10.04. 오후 11:13
by 엄지용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네이버의 인수합병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거래가 터졌습니다. 네이버가 북미 최대 C2C 중고 패션 버티컬 커머스 ‘포쉬마크(Poshmark)’ 지분 100%를 16억달러(한화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힌 건데요. 네이버는 어떻게 이런 거대한 딜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일까요? 거래의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2. 포쉬마크는 한국 언론에서 ‘미국판 당근마켓’이라고 소개되곤 하는데요. 사실 포쉬마크의 비즈니스 모델을 뜯어보면 당근마켓의 그것과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중고거래’를 다룬다는 것과 ‘커뮤니티’를 중시한다는 것 정도일까요? 포쉬마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오히려 당근마켓보다는 한국의 다른 커머스 플랫폼들과 닮아 있는데요. 그게 무엇인지 포쉬마크의 주요 성장 지표와 함께 알 수 있습니다.

3. 이번 포쉬마크 인수에는 ‘글로벌’ 진격을 위한 네이버의 커머스 전략 방향이 담겨있습니다. 한 편에서 네이버는 아마존과 쿠팡으로 대표되는 직접 상품을 유통하고, 물류를 내재화하는 1P(First Party) 커머스 모델과의 거리두기를 분명히 했는데요. 그렇다고 네이버가 한국에서 하듯 검색과 가격비교 중심의 마켓플레이스 생태계를 글로벌에서 만들긴 어려움이 있죠. 한국의 1위 포탈 권력이 글로벌까지 미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네이버가 찾은 활로가 무엇인지, 글로벌 커머스 전략 키워드를 4가지로 요약했습니다.

4. 네이버는 포쉬마크 인수 이전부터 계획이 있었습니다. 왜인지 모르게 전 세계에서 직접 진출, 투자, 인수합병, 합작법인 설립 등으로 수집하고 있던 다양한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들이 이미 존재하는데요. 이렇게 씨를 뿌려놓은 포트폴리오가 결국 하나로 연결됩니다. 네이버의 큰 그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글. 엄지용

유료 구독자 기준 국내 최대 유통물류 버티컬 콘텐츠 멤버십 ‘커넥터스’의 창업자이자 콘텐츠 창작자. 수천명에 달하는 구독자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가치를 만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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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역대급 딜이 터졌습니다

네이버의 인수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가 터졌습니다. 네이버가 북미 최대 C2C 중고 패션 버티컬 커머스 ‘포쉬마크(Poshmark)’의 지분 100%를 16억달러(한화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4일 밝힌 것인데요.

네이버가 인수하는 포쉬마크의 기업가치는 총 12억 달러, 주당 가격은 17.9달러로 평가받았습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가 보유한 현금 5억8000만달러에서 미지급금 약 1억5000만달러를 차감한 ‘순수 잉여현금’을 약 4억달러로 보고 16억달러라는 인수대금 지급을 결정했다는 설명입니다.

네이버는 인수합병 금액 16억달러를 100% 현금으로 마련합니다. 기보유 현금과 가용 차입금, 네이버 사업에 전략적, 재무적으로 큰 기여를 하지 못하는 투자자산 일부를 유동화하여 인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네이버가 인수합병 목적으로 설립한 지분 100%의 특수목적 자회사 ‘프로톤 패런트(Proton Parent)’가 포쉬마크를 합병하는 방식을 취하며, 인수 종결은 2023년 1분기로 예상됩니다.

이번 포쉬마크 인수는 최수연 네이버 신임대표 체제 이후 ‘글로벌’ 진격을 선포한 네이버 커머스의 앞으로 전략 방향을 보여줍니다. 네이버는 아마존과 쿠팡으로 대표되는 모든 것을 직접 갖추는 1P(First Party) 제국형 커머스 모델과 거리두기를 분명히 했고요. 한국에서 성공 사례를 만든 ‘스마트스토어’처럼 연결을 통해 가치를 만드는 3P(Third Party) 연합군형 커머스 모델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입니다.

통상 3P 커머스 모델이라고 한다면 미국의 이베이나 한국의 지마켓이 만들었던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 모델이 대표적인데요. 상품을 보유한 판매자와 구매 의사가 있는 잠재 고객을 ‘디지털 공간’에서 연결하여 수수료와 광고료를 수취하는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일반적입니다. 네이버는 여기 국내 1위 포탈로 구축한 트래픽 권력을 끼얹어서 ‘검색’과 ‘가격비교’에 최적화된 쇼핑 모델로 한국 커머스 시장을 잠식했죠.

하지만 한국과 달리 글로벌에는 ‘네이버 포탈’ 권력이 미치지 못합니다. 네이버가 3P 커머스 모델을 글로벌에서도 복제한다면, 단순 중개형 마켓플레이스를 넘어서는 어떤 ‘차별화’ 지점을 분명하게 찾아야 했던 배경입니다. 이번 ‘포쉬마크’ 인수에는 네이버의 이런 고민이 드러납니다.

CHAPTER 2

‘포쉬마크’가 당근마켓이라고요?

그게 무엇인지 알기 전에 ‘포쉬마크’가 어떤 회사인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한국 언론에서 포쉬마크는 ‘미국판 당근마켓’처럼 소개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포쉬마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중고거래’를 중개한다는 점을 제한다면, 당근마켓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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