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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온라인 대반격? ‘오카도’ 1조원 베팅의 허와 실

2022.11.07. 오후 12:16
by 기묘한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11월을 열어낸 뜨거운 커머스 업계 소식이죠. 롯데쇼핑이 지난 1일 오카도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9500억원 규모의 스마트 플랫폼 및 자동화 물류센터 투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롯데는 투자금을 통해 2030년 12월 31일까지 약 8년 동안 6개의 물류센터를 짓고 플랫폼 운영 수수료에 활용한다고 밝혔는데요. 커머스 혹한기가 찾아온 지금, 현금부자인 롯데의 반격이 드디어 시작되는 것인가요? 먼저 롯데가 투자한 ‘오카도’가 대체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알아봅니다.

2. 롯데는 사실 그간 커머스 업계의 관심 저편으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2020년 야심차게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을 오픈했지만, 그간 실적은 지지부진했고요. 선도 이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작은 규모였음에 불구하고 매출은 역성장하고, 영업손실은 늘어나는 침체의 늪에 빠졌습니다. 왜 유통공룡이라 불리던 롯데는 ‘온라인’에서 좀처럼 힘을 못 썼을까요? 비교적 온라인에서 선방한 경쟁사 신세계의 사례와 함께 알아봅니다.

3. 롯데는 오카도와 함께한 막대한 물류 투자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반등’을 만들 수 있을까요? 롯데스럽게, 대기업스럽게 초격차를 벌이고자 하는 모습에서 몇 가지 유의미한 지점이 보였습니다. 특히 롯데의 참전으로 혹한기와 함께 관심도가 떨어졌던 커머스 업계의 ‘물류’ 전쟁은 다시금 시작되는 모습인데요. 어떤 시사점이 있는지, 커머스 전략담당 실무자인 필자의 관점을 담아 전합니다.

4. 다만 우려되는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크게 오카도가 사업을 전개한 영국과는 다른 ‘한국 시장 환경’과 오카도가 알려지게 된 ‘자동화 물류센터의 실효성’, 마지막으로 오카도의 솔루션을 이용했을 때 생기는 태생적인 ‘유연성과 확장성에 대한 우려’가 있습니다. 롯데가 앞으로 정말 반등을 만들기 위해 헤쳐 나가고 증명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글. 기묘한

커머스 업계에서 전략을 세우고 성과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 트렌드를 수집하고 기록하며 나누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뉴스레터 「트렌드라이트」를 발행하고 있으며, 「기묘한 이커머스 이야기」라는 책을 썼습니다. 최근에는 업계와 대중 간의 간극을 줄이는 데 기여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Edited By 엄지용 connect@beyondx.ai

CHAPTER 1

롯데가 베팅한 ‘오카도’는 어디?

롯데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대반격을 위한 칼을 드디어 빼들었습니다. 지난 커넥트레터에 따르면, 그간 지지부진한 온라인 성적에 절치부심하던 롯데는 대대적인 투자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는데요. 그것이 ‘오카도(Ocado)’와 롯데의 동맹으로 공식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쇼핑이 1일 공시한 오카도 관련 투자 규모(스마트 플랫폼 및 자동화물류센터)만 9500억원으로, 1조원에 달합니다.

아마 유통과 물류업계에 속한 분들이라면 ‘오카도’라는 이름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오카도는 영국에서 탄생한 글로벌 리테일 테크 기업으로, 전통적인 슈퍼마켓 기업인 ‘마크앤스펜서(M&S)’와 5:5로 합작하여 만든 JV(Join Venture) ‘오카도 리테일’을 통해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요.

2021년 기준 순매출(Net sales) 기준 영국 TOP 10 이커머스 기업. 오카도는 순매출(Net Sales) 기준 영국 온라인 스토어 중 7위, 식료품 특화 스토어에선 테스코(Tesco), 세인즈버리(Sainsburys)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Statista

또 하나 특이점은 온라인 식료품 주문과 배송 관리를 위한 솔루션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겁니다. 즉, 오카도는 직접적으로 온라인 식료품 시장에 선수로 뛰면서 관련 운영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구축 및 판매를 핵심 사업으로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어쩌면 오카도 리테일은 소프트웨어 판매를 위한 고도화와 테스트를 위해 운영한다고 봐도 됩니다.

오카도 물류센터 전경.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오토스토어’로 한국에 알려진 그리드 형태의 물류 자동화 로봇으로 구축됐다. SSG닷컴의 자동화 물류센터 역시 ‘오카도’를 참고하여 구축됐을 만큼, 로봇 자동화 물류센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오카도

이미 오카도는 미국의 크로거, 일본의 이온(레이크타운, 미니스톱 운영) 같은 글로벌 주요 유통업체들을 솔루션 고객사로 가지고 있는데요. 이번에 ‘롯데’라는 새로운 파트너가 추가된 겁니다. 과연 ‘오카도’는 롯데의 온라인 사업 확장을 위한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요?

커넥터스의 생각

밝히자면 한국의 컬리 또한 이커머스 플랫폼과 물류망 운영을 통해 축적한 ‘물류 운영 시스템’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는데요. 김슬아 컬리 대표의 지난 4월 중앙일보 인터뷰에 따르면 컬리가 그간 구축했던 물류센터 운영과 자동화, 데이터 기반 수요예측 역량 등을 소프트웨어로 판매하는 모델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오카도는 컬리에 앞서 소프트웨어 판매자이자 리테일 테크 기업의 길을 걸어가고 있던 셈이죠.

ⓒ엄지용 커넥터스 대표 크리에이터

CHAPTER 2

왜 롯데는 ‘온라인’에서 힘을 못 썼을까

지금껏 롯데는 ‘유통공룡’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온라인 사업에서는 추락을 반복했습니다. 물론 지난 2020년 롯데의 첫 통합 플랫폼 ‘롯데온’이 출범하던 당시만 해도, 기대감을 가지는 여론이 분명히 있었는데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전문점까지 거의 모든 유통업태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던 롯데였으니까요.

더욱이 국내 최초의 온라인 쇼핑몰 중 하나가 롯데닷컴일 정도로, 롯데에게 온라인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거기에 튼튼한 제조 기반과 브랜드들까지. 롯데는 깨어나기만 하면 이커머스 시장도 금방 뒤흔들 것만 같았습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의 최근 실적. 2022년 1~3분기 매출액은 770억원으로 전년(800억원) 대비 3.9% 역성장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1320억원으로 전년 손실액(1070억원) 대비 23.3% 늘었다. ⓒ롯데쇼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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