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건 배달' 프로모션 종료…비용 부담은 누가

[이슈진단+] 배달앱 단건배달 수수료 개편 논란

인터넷입력 :2022/02/18 08:07    수정: 2022/02/18 11:20

배달원(라이더)이 한 집당 한 건만 서비스하는 ‘단건 배달’이 코로나19 확산 후 성행하면서 소비자들은 주문 후, 단시간에 음식을 접할 수 있게 됐다. 2019년 쿠팡이츠가 시작한 단건 배달은 신속 배달 이점으로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으며 시장 파이를 키워왔다.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지난해 배민원(1)을 출시해 장에 합류했다.

그간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이어온 쿠팡이츠와 배민1은 혜택을 중단하고, 새로운 수수료 시스템을 선보이기로 했다. 쿠팡이츠는 이달 초(서울지역), 배민1은 서울·경기·인천 지역 점주에게 제공해온 프로모션을 내달 22일부터 각각 종료한다. 

대신 양사는 수수료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점주 부담을 덜어낼 대책을 내놨지만, 점주와 소비자 반응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사진=지디넷코리아)

18일 쿠팡이츠와 배민1 입점 업체 점주들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들은 프로모션 종료에 따른 수수료 증대로 고심하고 있다. 일부 점주는 배달 서비스 중단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영업자는 포장 방문이나 매장 방문으로만 운영하는 게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직접 배달을 겸하는 점주의 경우, 전체 수익이 개선됐다고도 했다.

당초 쿠팡이츠, 배민1 중개수수료는 각각 15%, 12%, 배달료는 6천원으로 책정됐다. 양사는 다만, 자영업자와 고객 유치 차원에서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를 1천원, 5천원으로 낮췄다. 가령 매출이 1만원이면 점주가 지불할 중개수수료는 1천원이다. 배달료(5천원)를 3천원 내면, 나머지 2천원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다.

점주 대상 프로모션 일제히 종료…수수료 전면 개편

쿠팡이츠는 서비스 출시 후 26개월 동안 이런 혜택을 부여해오다, 작년 말 서울 지역 프로모션을 끝내고 맞춤형 요금제를 내놨다. 점주가 수수료, 배달료 중 낮추길 원하는 영역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도록 했다. 프로모션 이전 수수료 15%에서 순서대로 9.8%, 7.5%로 수수료를 인하하고 배달료는 최대 5천400원, 6천원 지불하도록 한 형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수수료 15%를 유지한 채, 주문금액별 배달료를 조정할 수도 있다. 음식 가격이 3만원 이상일 때 점주 배달료는 2천900원, 소비자 배달료는 없다. 1만2천~3만원이면 점주, 소비자가 각각 2천900원, 2천원을, 5천~1만2천원일 때 순서대로 900원, 3천900원을 비용으로 낸다. 배달비 포함형의 경우 수수료와 배달비를 합쳐 수수료 27%를 지급하면 된다.

배민1도 유사하다. 중개수수료를 6.8%로 낮추고 배달팁 0~500원을 포함해 배달료를 최대 6천500원 부담하는 요금제와 함께, 수수료 15%를 받고 주문 액수별 배달비를 나누는 형태다. 쿠팡이츠와 체계는 같다. 양사 모두 중개수수료와 배달료를 프로모션 시행 이전보다 낮춘 방향으로, ‘점주 친화’ 정책을 내놨다는 입장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자영업자·소비자 모두 배달료 부담↑…홍보 효과 고려하면 '낮은 비용'

일각에선 프로모션 기간 대비 점주, 소비자 비용 부담 증대를 우려하고 있다. 수수료 변경안(수수료 절약형)을 적용하면 점주 매출이 3만원일 때, 중개 수수료는 7.5%까지 낮출 수 있다. 단 소비자가 최대 배달비료 4천원을 부담하고, 실제 자영업자 배달료(2천364~6천원)는 현행 수수료와 같다. 프로모션 기간과 비교했을 때 외려 부담이 늘어난다.

배달료 절약형도 같다. 고객이 1만1천원을 주문할 때 점주는 수수료 1천650원(15%)과 배달비 900원을 부담하면 된다. 이때 소비자가 지불할 금액은 3천900원. 점주는 2천550원을 지불하며 고객 비용까지 합하면 전체 수수료는 6천450원이다. 결과적으로, 프로모션 이전 6천원보다 450원이 증가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한 자영업자는 “프로모션으론 그나마 수수료 충당이 가능했지만, 변화한 (수수료) 시스템에선 수익 창출이 어렵다”며 “배달 서비스를 안 하고, 홀서비스로만 가게를 운영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는 배달대행 프로그램 이용과 직접 배달 시 정산할 수수료를 계산해, 다음 달 배민원 프로모션 종료에 앞서 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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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수수료 체계보다 저렴해, 점주와 소비자 입장을 고려한 맞춤형 요금제란 의견도 있다. 단건 배달 시장이 형성된 초기부터 플랫폼 사업자가 프로모션을 계속해온 터라 전체 배달료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요금제보다 훨씬 가격을 낮춘 체계라는 얘기다.

배달료 인상에만 초점을 둬선 안 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 외에도 자영업자가 플랫폼에 입점할 때 누리는 홍보 효과와 가게 노출 등 빈도를 따졌을 때 전반적으로 비용은 낮은 체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