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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쿠팡이츠 어때요? ‘묶음배달’과 ‘대리점망’ 전환에 얽힌 라이더들의 사정

2022.12.31. 오후 6:09
by 신승윤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지난 카타르 월드컵 기간 쿠팡이츠 라이더들의 파업이 있었다는 사실, 혹시 알고 있나요? 취재 결과 월드컵도, 파업도 끝났지만 여전히 파업의 근본적 원인은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파업 자체의 성패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리고요. 성패와 상관없이 이 파업으로 인해 배달 시장의 현실이 어떤 모습인지 재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이에 커넥터스는 ‘쿠팡이츠 공동교섭단 월드컵 파업’의 전후 사정을 살펴보고, 이 사건의 근본적 문제가 무엇인지 추적해 봤습니다.

2. 굳이 라이더들이 파업을 하지 않더라도 쿠팡이츠는 이미 힘에 겨운 상태였습니다. 엔데믹 이후 배달시장 침체로 각종 지표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이에 지난 9월에는 매각설이 돌기도 했고요. 한때 강남지역에서 ‘한 집 배달’ 단건배달 서비스로 배달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며 배달의민족을 위협했던 쿠팡이츠는 왜 요즘 힘에 부치는 걸까요? 이들이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악순환의 고리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3. 쿠팡이츠는 꾸준히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배달 라이더 대상 수수료 체계를 조절하거나, 배차 관련 페널티 정책을 신설해 압박을 주기도 하고요. 또 지금의 쿠팡이츠를 있게 한 단건배달을 다회차 묶음배달로 변경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아가 쿠팡이 앞서 택배망에 도입한 퀵플렉스와 비슷한 개념의 대리점망을 쿠팡이츠에서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쿠팡이츠의 묶음배달 ‘최적화 배달’과 대리점망 ‘이츠 플렉스’에 대한 배달 현장의 긍정적, 부정적 평가들을 확인해봤습니다.

4. “쿠팡이츠야 아프지 마!” 매일 같이 ‘팡이’를 욕해도 라이더들의 마음은 ‘절대 망해선 안 된다’는 데 모였는데요. 플랫폼 노동자인 배달 라이더들은 특정 배달앱이 시장을 독점하는 형태를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배달 플랫폼간 견제와 경쟁 가운데 라이더 모시기가 이뤄져야 득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쿠팡이츠의 ‘이츠 플렉스’ 대리점 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본사의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를 요구하는 이츠 플렉스와 얽힌 현직 관계자들의 생각을 알아봅니다.

글. 신승윤

커넥터스 콘텐츠 크리에이터. 예능 PD를 꿈꾸다 물류·유통·커머스 기자로 잘못(?) 빠져들었으나, 직업 만족도는 훌륭합니다. 스스로 연결고리가 되겠습니다.

제보/문의 yoon@beyondx.ai

CHAPTER 1

쿠팡이츠 라이더 파업과 그 결과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선전으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은 전 국민의 관심을 끌며 마무리됐습니다. 대한민국 대표팀의 16강 진출로 인해 이번 월드컵에 대한 국민의 관심 기간은 길었고요. 이에 경기 때마다 폭발하는 주문으로 인해 치킨, 피자를 비롯한 배달 음식점 역시 극성수기를 누렸는데요. 이 시기에 맞춰 파업을 단행했던 조직이 있습니다. 바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입니다.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이하 교섭단)은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 플랫폼 노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교섭단은 11월 24일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첫 경기 하루 전날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월드컵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개최했는데요. 교섭단의 주된 파업 목적은 ‘기본 배달료’를 인상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부터 기본배달료를 건당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추는 대신 거리할증을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이 거리할증의 기준은 불명확하고 또 불공정합니다. 배달비 명목으로 음식점에겐 6000원을 징수하고, 그 중 2500원만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걸 납득할 사람은 없습니다. 또 8~10km 넘는 거리를 배달하더라도 거리별 할증은 1750원 상한에 묶여 있습니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교섭단의 적정 배달료 보장 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에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쿠팡이츠 로그아웃을 호소합니다”

쿠팡이츠 공동교섭단

이후 교섭단은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까지 파업을 이어나갔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먼저 파업이 쿠팡이츠에 미친 영향은 그렇게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에 전해 듣기로 한국-우루과이전 당일 배달의민족의 배달 시간은 80여분이 걸린 반면, 쿠팡이츠는 30여분이면 완료됐다고 합니다.

이에 쿠팡이츠의 프로모션 정책이 파업의 영향을 줄이는 데 한 몫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쿠팡이츠는 파업 당일 배달 파트너에게 배달비 프로모션을 더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다시금 라이더를 끌어모았는데요. 쿠팡이츠의 높아진 배달료 지급 기준에 타 플랫폼에서 활용하던 라이더가 몰렸고, 이에 따라 실질적 파업 효과는 미미했다는 거죠. 애초에 배달 라이더직은 플랫폼의 직고용 형태가 아닌, 배달 단가에 따라 유동적으로 플랫폼을 오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파업의 실질적 성과가 있었다고 분석하는 반대 의견도 있습니다. 교섭단의 파업 예고로 소비자 주문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로 몰리면서 오히려 타 배달앱의 배달 시간이 길어지는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인데요. 이는 쿠팡이츠 경쟁사로의 주문 이탈을 의미하기 때문에, 파업의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설명이고요. 또 월드컵 이슈와 함께 쿠팡이츠의 배달비 현황과 라이더가 취하는 정산 수수료 수준을 널리 알릴 수 있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교섭단이 쿠팡이츠를 압박하는 데 효과를 봤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팡이츠는 교섭단이 주장하는 ‘기본 배달료 인상’에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파업 당시에도 거듭 프로모션비를 지출하여 라이더를 끌어 모으는 선택을 했죠. 나아가 최근에는 그간 유지해 오던 ‘오직 단건배달’ 기조를 포기하며 묶음배달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요.

마치 생각대로나 바로고와 같은 배달대행 플랫폼처럼 ‘대리점’ 구조를 강화하는 모습도 보이는데요. 직접 고용한 로켓배송 기사 쿠팡친구 네트워크에 퀵플렉스 대리점망을 추가했듯, 직접 운영하던 쿠팡이츠 라이더 구조에 간접 제휴한 대리점망을 추가하고 있는 것이죠. 이에 대한 쿠팡이츠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또 현장 라이더와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은요? 커넥터스가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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