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택배 ‘1짱’이 된 아마존

아마존이 미국 택배(Private Package) 배송 물량 1위 기업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 데이브 클라크 아마존 월드와이드 컨슈머 CEO는 CNBC 인터뷰를 통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아마존이 미국 최대 택배업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마존의 미국 택배 시장 점유율은 미 우체국(USPS, 38%)과 글로벌 배송기업 UPS(24%)에 이어 3위(21%)다. 현지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올해 배송량을 63억개로 추정했으며, 2023년까지 연간 배송량 약 106억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년에 걸쳐 구축한 물류제국

아마존은 물류에 진심이다. 미국 전역에 풀필먼트 센터를 건설하고, 2016년부터는 컨테이너 선박을 구매해 왔으며, 지난 1월에는 11대의 비행기까지 직접 구매했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물류 대란에는 유럽산 벌크선까지 대여해 배송에 나서는 중이다. 뿐만 아니라 창고 등 On-Day Delivery(익일 배송) 인프라 확장을 위해 2020년부터 440억달러(한화 약 51조7000억원) 이상 투자했으며, 2020년 한 해에만 약 17만명의 인원을 채용해 물류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2년 사이 아마존의 물류 운영 능력은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9월 기준 화물기 일일 운항 수 164회를 기록한 아마존 로지스틱스는 내년까지 비행기 보유량을 85대까지 늘릴 것이라 밝혔다.

관련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 (Bank of America)는 “2009년 16개로 시작한 아마존의 미국 내 풀필먼트 센터는 현재 1300여개다. 창고 면적은 미국에 1600만㎡, 전 세계 2400만㎡ 규모에 달한다. 축구장 7300개와 같은 크기다. 아마존의 자체 배송 서비스만으로 2025년까지 최대 2300억달러(한화 약 270조4300억원) 가치에 달할 것”이라 평가하기도 했다.

운송 차량 개발도 순조롭다. 지난해 아마존이 인수한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죽스(Zoox)’는 현재 시애틀에서 자율주행 레벨3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죽스는 GM 크루즈, 혼다, 소프트뱅크 등도 관심을 보였으나, 끝내 아마존이 차지했다. 아마존은 완성차 업체로부터 독립해 자체적인 운송수단을 생산하려는 계획이다. 먼저는 운송 등에 투여되는 인건비를 대폭 줄이고, 향후 아마존 물류 환경에 맞춘 다양한 제작 차량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내 물량 돌려줘” 페덱스에 이어 UPS도?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분석에 따르면 현재 아마존은 전체 판매 물량의 약 66%를 자체 배송하고 있으며, 지금과 같은 추세로 물류 투자가 이어진다면 7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9년 아마존은 공식적으로 페덱스(FedEx)와 결별했으며, 다음 해 페덱스의 미국 택배 시장 점유율을 뛰어넘은 바 있다. 이에 현재까지 협력을 유지하고 있는 UPS도 계약해지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UPS 매출의 13%는 아마존 물량에서 나온다.

나아가 아마존은 3자물류(3PL) 비즈니스에도 진출했다. 이미 ‘Logistics as a Service’라는 프로그램을 영국에서 시작했으며, 내년 미국 도입도 추진 중이다. AWS처럼 물류 역시 제3자에게 개방하여 네트워크 활용도를 높이고, 자체 비용을 낮추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UPS와 FedEx가 아마존과 배송 단가경쟁을 치를 날이 머지않은 것이다. 이 경우 아마존 측이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물류 비즈니스 외에 아마존닷컴, AWS 등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로지스틱스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월마트(Walmart), 타깃(Target), 츄이(Chewy) 등 미국 내 유통기업들은 자체 물류·배송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배송 관련 긱 이코노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 스타트업 또한 꾸준히 등장하는 추세다. 기존 미국 배송시장의 선도 기업이었던 페덱스와 UPS의 입지는 계속해서 줄어드는 모습이다.

‘물류 인재 전쟁’에서 우위 차지

아마존의 성장세는 말 그대로 어마무시하다. 2012년 이미 페덱스 주가의 2배를 달성한 아마존은 현재 12배까지 격차를 벌렸다. 외신에 따르면 이에 따른 인재 유출도 가속화되고 있다. 아마존은 기존의 몇 배에 달하는 임금을 제공함과 동시에 기업문화 측면에서 보다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환경을 보장한다는 평가다. 페덱스 등 다소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가진 물류기업으로부터 핵심 인재들이 빠져나오는 주된 이유다. 특히 2012년부터 2018년 사이 수백명의 FedEx 직원이 아마존으로 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이 물류 투자를 진행하면 할수록 페덱스, UPS, DHL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물류 인재 전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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