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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0원'이 가능하냐고?…배민·쿠팡이츠와는 출발이 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수수료 0원’.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이런 파격적인 조건이 가능할까. 위메프오는 지난해 9월부터 서버비를 주당 8800원만 내면 수수료가 없는 ‘중개수수료 제로’ 정책을 운용한다. 식당이나 음식점 업주가 기존의 정률제(수수료 5%)와 정액제(서버비) 중 선택하는 구조다. 2019년 5월 위메프의 사내벤처 격인 O2O실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위메프오는 지난해 11월 분사했다.

배달앱 '수수료 0원' 운용중인 위메프오 하재욱(42) 대표

위메프오는 출범 이후 2년 만에 입점 업체 수는 3397%, 거래액은 1840% 늘었다. 하재욱(42) 위메프오 대표는 28일 “역대 배달앱 중에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배달앱 4위, 점유율은 3위인 쿠팡이츠와 큰 격차를 보인다. 그러나 하 대표는 “플랫폼 시장은 자영업자 부담을 낮추는 공정배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이 ‘공정배달’을 지속할 수 있을까.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메프 카페에서 하 대표를 만났다.

하재욱 위메프오 대표. 사진 위메프오

하재욱 위메프오 대표. 사진 위메프오

위메프오의 ‘공정배달’은 다른 배달앱과 뭐가 다른가.
다른 배달앱은 ‘기존의 가게를 갖고 들어와서 수수료 내고 장사해라’라는 것이고, 위메프오는 ‘여기서 새로운 가게를 열어 수수료 부담 없이 마음껏 장사해라’라는 게 큰 차이다. 타사는 내 물건을 사는 고객에 대한 정보를 내가 가질 수 없고, 우리 가게를 홍보하려면 광고구좌를 사서 노출해야 한다. 위메프오에선 단골을 모으고 그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수수료 걱정 없이 마음껏 할 수 있다.
다른 업체도 마음만 먹으면 따라 올 수 있지 않나.
출발 자체가 다르다. 기존 배달 플랫폼은 중개수수료와 광고비를 많이 받아놓은 상태에서 비즈니스가 굴러가도록 만든 모델이다. 초기 시장 마케팅을 많이 해야 하니 수수료도 많이 받아야 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시스템을 자동화했다. 무리하게 비싼 수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 타사가 이제 와서 우리처럼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순 없다. 고정비용은 많은데 수익성은 확 떨어져서 위태로워진다.

“구매 데이터는 업주의 것…할인 혜택은 고객에게”

시스템을 어떻게 자동화했나.
업주는 단골들에게 할인 이벤트나 신메뉴 등 소식을 마음껏 알릴 수 있다. 구매 데이터는 플랫폼이 아닌 업주의 것이다. 어떤 고객이 3개월 전에 주문했는데 이후로 주문을 안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런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다시 찾아오게 할 수 있다. 지금은 매장과 단골을 맺은 고객들에게만 가능하지만, 향후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단골이 아닌 고객들의 구매 정보도 공유할 예정이다.
앱 이용자가 많아야 업주의 프로모션도 효과를 낼 수 있지 않나.  
위메프오의 메시지는 ‘할인 혜택을 우리 말고 고객에게 나누라’는 것이다. 다른 곳은 플랫폼에도 돈을 내고 고객 할인도 해줘야 한다. 그래서 위메프오에선 같은 마케팅을 해도 수수료는 적고 거래액이 잘 나온다. 지금은 시장점유율이 낮지만, 여기서 성공사례가 나오고 그 회사의 경쟁사가 위메프오에서 왜 잘되나 보고 따라 들어온다. 실제 위메프오에만 가장 큰 혜택을 주는 프랜차이즈가 늘고 있다. 일례로 7번가 피자는 매주 금요일 1만원 쿠폰을 위메프오에 단독 제공하고, 맥시카나 치킨도 가장 금액이 큰 6000원 쿠폰을 제공한다. 또래오래, 걸작떡볶이, 롯데리아, 도미노, 피자헛도 위메프오 혜택이 가장 큰 브랜드들이다.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으로 점점 퍼져 나갈 거라고 확신한다. 

“공정배달 효과…최대 혜택 쿠폰 주는 곳 늘어” 

2019년 4월 대비 위메프오 업체 수 증가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2019년 4월 대비 위메프오 업체 수 증가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신규 배달앱 진입자가 이 모델을 따라 할 수 있지 않나.
물론 누구든지 시스템을 만들 순 있다. 하지만 배달앱을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온라인을 모르는 분들이라 손이 굉장히 많이 가는 IT서비스다. 우리를 따라 하려면 2~3년은 걸릴 거고 우리는 그만큼 더 앞서 나갈 거다. 위메프오는 역대 배달앱 중에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끊임없이 디테일의 문제를 끄집어내고 수정해야 한다. 다른 회사는 우리만큼은 못할 거라고 본다. 
위메프오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당장은 내년 10월 손익분기점(BEP) 달성이다. 거래액도 수백억 단위에서 1000억원대 이상으로 키워야 한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은 ‘종합 O2O 플랫폼’이다. 우리 비전 자체가 ‘모든 오프라인을 쇼핑하다’다. 지금도 배달, 티켓, 배송(전통시장 판매상품) 등 카테고리가 있는데, 여기에 O2O 서비스를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한 매장이 배달도 하고, 배송도 하고, 예약도 받는 연계 모델을 만들 거다. 예컨대, 민박과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현재 위메프오에서 배달만 하고 있었다면 향후 ‘숙박’, ‘음식’ 등 카테고리만 선택하면 위메프오에서 다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알고리즘 자동추천 기능도 준비 중이다. 배민이나 쿠팡이츠뿐 아니라 야놀자, 하나투어 등이 경쟁사가 될 수 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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