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키캐스트 이끈 장윤석, 웹 3.0 기반으로 티몬 운영방식 전환
가칭 '티몬 코인' 발행...브랜드+이용자와 팬덤 UP

장윤석 티몬 대표/사진=티몬
장윤석 티몬 대표/사진=티몬

 

1세대 이커머스 '티몬'이 IT 플랫폼으로 빠르게 탈바꿈하고 있어 주목된다. 개발자 출신 CEO가 지휘봉을 잡은지 반년만에 남다른 혁신전략을 앞세워 유통가의 비탈릭 부테린(이더리움 창시자)을 꿈꾸는 모습이다. 

최근 <테크M>과 만난 장윤석 티몬 대표는 "더이상 기존의 타임커머스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 블록체인을 앞세워 새로운 혁신과 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이상의 속도전과 쥐어짜기 식의 출혈 경쟁은 무의미하다"면서 "가치소비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6월 티몬의 대표로 선임된 장 대표는 SNS 피키캐스트를 이끌며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유통산업과는 거리가 먼 판교 테크기업과 결이 닿은 인물이다. 그런 그가 티몬에 합류한 이유는 바로 이커머스 3.0에 대한 비전 때문이다. 장 대표는 "글로벌 블록체인 테라를 이끌고 있는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과의 인연으로 티몬에 오게 됐다"면서 "유통의 시각이 아닌, 기술 IT의 시각으로 티몬을 바꿔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3.0은 기존 백화점-대형마트 시대와 아마존-쿠팡의 물류 속도전을 넘어 팬덤 기반의 가치소비를 의미한다. 무신사와 컬리 등 최근 급부상한 버티컬 플랫폼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티몬이 이들을 제치기 위해 꺼낸 전략은 바로 블록체인 기반 웹 3.0이다. 블록체인이라는 혁신 기술을 사업 전방위에 걸쳐 도입하겠다는 것.

이에 대해 장 대표는 "자사몰 하나 만들고 가두리식으로 브랜드를 옥죄는 방식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면서 "스토리를 만들고, 브랜드가 성장하고자하는 니즈를 채워주는 방식으로 풀필먼트를 구축할 계획이며 코인을 활용해 상생-관계형 커머스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브랜드 성장에 팬 커뮤니티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고, 커뮤니티 기여에 따른 소속감으로 기존에는 포인트를 제공했다면 이젠 브랜드 토큰을 통해 이익 공동체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티몬이 꿈꾸는 블록체인 생태계는 쉽게 말해 플레이 투 언(P2E)의 이커머스 버전이다. 티몬 브랜드 입점사들의 팬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코인, NFT 등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접목하는 것. 예컨대 특정 브랜드의 리뷰를 쓴 이용자에게만 NFT를 제공하거나, 브랜드 입점사가 티몬에 내재된 커머스 빅데이터를 코인을 주고 활용할 수 있다. 일종의 전문가 탈중앙조직(DAO)을 도입, 티몬의 커머스를 인프라를 블록체인에 올려 상호 연결하겠다는 것.

이 경우 이용자는 티몬 블록체인을 통해 쿠팡-네이버쇼핑과 달리, 충성도 높은 팬 커뮤니티에 머물며 '팬덤 소비'가 가능해진다. 동시에 코인 획득으로 동기부여도 얻을 수 있다. 브랜드 입점사 입장에선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의 저가 경쟁에서 탈피, 좀 더 많은 이윤을 누리며 블록체인에 기록된 팬덤 빅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다. 추후 우수한 제품과 브랜드를 발굴하는 MD들의 DAO도 등장, 이른바 유튜브식 콘텐츠 운영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같은 티몬의 과감한 혁신은 너나할 것없이 빠른 배송에 뛰어든 상황에서 티몬만의 차별화를 만들어보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티몬은 최근 황태현 전 구글 검색 데스크톱실험 총괄 엔지니어를 CTO로 선임했다. 

 

장윤석 티몬 대표/사진=티몬
장윤석 티몬 대표/사진=티몬

 

이에 대해 장 대표는 "티몬은 올 상반기 중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정해 외부에 공표하는 한편, 현재 이를 현실화한 토큰 비즈니스 백서 개발이 한창"이라며 "기존 블록체인 개발사와 달리, 긴 세월 동안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빅데이터를 모두 모은 티몬의 역량이 티몬 블록체인 생태계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이미 시가총액 100조원대의 블록체인으로 성장한 테라의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역시 후방지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P2E 규제가 불거진 만큼, 티몬 역시 겹겹이 쌓인 규제를 돌파하기 위해 우회장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장 대표는 "커머스 블록체인의 경우, 기존 포인트 시스템을 가져다 쓰는 방식으로 증권형 코인이 아니기에 현 규제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올 상반기 중 큰 그림을 만들어 비전과 생태계를 공개하는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이를 위한 개발자와 인력채용, 파트너십 확장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티몬은 이제 유통플랫폼이 아니라, 브랜드 플필먼트 서비스로 탈바꿈하는 것"이라며 "연결을 통해 시너지를 내자는거지, 가격을 쥐어짜자는 것이 아니며 쿠팡도, 무신사도 우리 고객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더이상 GMV라 불리는 거래액에 집착하지 않고, 인플루언서의 밸류에이션을 의미하는 GIV로 내부 성장지표도 바꿨다"면서 "이커머스 시장의 출혈 경쟁에서 벗어나 웹 3.0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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