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실적이 나왔습니다. 영업손실을 냈지만, 주식보상비용을 제외하면 흑자전환을 이뤄낸 것이긴 합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1.2%로 낮습니다.
·영업이익률이 낮은 건 매출이 매년 2배씩 성장했지만, 비용 또한 만만치 않게 계속 증가해선데요. 특히 라이더 비용이 매년 2배씩 증가하며 영업비용 가운데 가장 높은 지출과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사진=우아한형제들)
▲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우형)’의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가 올라왔습니다. 실적 발표 자료는 따로 내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3월부터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자회사로 본격적으로 편입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배달앱 업계에서 출혈 경쟁이 일어나고 있어 손실을 얼마나 냈는지 먼저 살펴봤습니다. 우형의 영업손실은 △364억원(2019년) △112억원(2020년) △757억원(2021년)을 각각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손실이 대폭 확대됐는데요. ‘주식보상비용’때문입니다. 지난해 김봉진 우형 의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DH 주식 1000억원대를 임직원과 라이더(배달원) 등에게 무상으로 증여했는데요. 총 1613억원의 주식보상비용이 인건비로 잡혔습니다. 그래서 이를 제외해보니 지난해 영업손실이 영업이익 243억원으로 흑자전환됐습니다. 그렇다고 흑자전환에 큰 의미를 둘 순 없는게, 영업이익률이 낮습니다. 1.2%입니다.

▲ (그래프=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발췌해 가공)
▲ (그래프=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발췌해 가공)

영업비용을 살펴보죠. 지난해 외주용역비만 7860억원 정도됩니다.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로 가장 높았는데요. 외주용역비는 △1440억원(2019년·24%) △3300억원(2020년·32%) 등으로 계속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져 왔고, 그 비용도 매년 2배씩 증가하며 영업비용 구성 항목 가운데 가장 지출이 높은 항목이었습니다. 

외주용역비는 우아한형제들이 ‘우아한청년들’이라는 배달 대행 자회사를 통해 라이더들에게 지급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이 라이더들은 ‘배민1’을 통해 단건 배달 서비스만 하죠. 즉 외주용역비가 늘어난 건 단건 배달 수요와 라이더들에게 지급하는 비용 등이 증가한 영향이겠죠. 

배민 측에 확인해보니 단건 배달 수요가 아직 그리 높은 것 같진 않습니다. 배민이 앱을 통해 받고 있는 전체 주문 건 수 가운데서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라이더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일텐데요. 배달앱 업계에서 출혈 경쟁이 일어나다보니, 이벤트나 할증 등의 비용 지출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단건 배달은 라이더들에게 한 번에 한 집에 한 건만 배달하도록 요구하는 거라, 유인책이 필요하죠.

배민 관계자는 “라이더를 대상으로 나가는 비용은 매출이 늘어날수록 자연스럽게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면서 “특히 배민1 같은 경우 사실 주문을 수행할 때마다 적자를 보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출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외 PG사에 내는 지급수수료 비용이 △1200억원(2019년) △2230억원(2020년) △3620억원(2021년) 매년 증가해왔고요. 비용 가운데 눈에 띄는 건 ‘상품구입비용’인데요. △430억원(2019년) △1700억원(2020년) △3160억원(2021년)으로 그 비용이 계속 늘었습니다. 이는 B마트·배민상회 등에 들어가는 상품구입비용입니다. 매스미디어 광고비인 ‘광고선전비’도 여전히 많은 비용이 지출되는 항목입니다. △370억원(2019년) △490억원(2020년) △740억원(2021년) 등입니다.

▲ 2021년과 2020년 우아한형제들의 영업비용 가운데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한 항목 상위 5개. (표=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발췌해 가공)
▲ 2021년과 2020년 우아한형제들의 영업비용 가운데 가장 많은 지출을 차지한 항목 상위 5개. (표=전자공시시스템에서 발췌해 가공)

매출은 어땠을까요. 지난해 2조원을 넘겼습니다. 매출은 △5660억원(2019년) △1조340억원(2020년) △2조90억원(2021년)으로 매년 2배씩 증가했습니다. 매출 성장을 이끌면서 주로 수익을 내고 있는 서비스 영역은 ‘울트라콜’이라고 하는데요. 사장님들이 내는 월 정액 방식의 광고형 상품으로 월 8만원입니다.

수익성 개선은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요? 특히 단건 배달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배민이 쿠팡이츠·요기요 등과 함께 경쟁하며 관련 시장이 확대됐고요. 이에 따라 소비자들도 빠른 배송인 단건 배달에 익숙해졌으니까요.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 앱 월활성이용자수(MAU)가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2000만명을 넘겼는데 이후 2000만명대를 유지 중입니다.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은 지난해 6월 본격 출시됐죠.

일단 수익성 개선 조치로 사장님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와 배달료 체계를 손봤습니다. 얼마 전 배민은 배민1의 프로모션 요금제 연장을 중단하며, 단건 배달 수수료와 배달료 체계를 조정했는데요. 전반적으로 사장님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라, 사장님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습니다. 

결국 배민1을 많이 이용할수록 라이더 비용이 늘고, 이러한 손실을 줄이려다보니 사장님 부담이 늘어나고, 소비자 부담으로도 이어지는 구조인데요. 배달료는 사장님과 소비자가 나눠 부담하니까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3월 배달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가 동일 조건에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최고 배달비’가 가장 많았던 경우는 배민1로 나타났습니다.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배민의 다른 사업 영역은 없는 걸까요? 로봇은 어떨까요. 배민은 현재 배달로봇과 서빙로봇, 크게 두 가지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요. 배달로봇은 실증을 진행하며 아직 개발을 하고 있는 측면이 강해 큰 의미를 두긴 어렵고요. 서빙로봇은 공격적으로 하고 있지만, 운영 대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현재 전국에 600여대 정도를 렌탈로 운영하고 있죠.

그간 배민의 적자는 광고·마케팅 비용과 라이더 프로모션 비용 등 배달앱 업계 치열한 경쟁에 기인한 측면이 컸는데요. 과연 수수료와 배달료 체계를 조정한 올해는 어떤 실적을 낼지 궁금해집니다.

생각해 볼 문제

·결국 라이더 비용과 함께 배달료가 올라가는 구조로 보이는데요. 적정 배달료 자체를 책정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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