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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세움 : 물류센터 없이 ‘풀필먼트’ 하는 방법

2022.05.02. 오후 5:20
by 유인형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비단 물류에 팡팡 돈을 쓰고 있는 쿠팡과 컬리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직접 물류’는 태생적으로 자산 투자 부담이 큽니다. 그런데 여기 물류센터 하나 없이 이커머스 물류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일명 ‘네트워크 풀필먼트’ 사업을 운영하는 콜로세움코퍼레이션 유인형 CPO의 이야기를 통해, 무거운 자산 투자 없이 ‘IT 시스템’으로 물류사업 하는 방법을 공유 드립니다.

2. 물론 자산 없는 물류사업이 말이 쉽지, 괜히 수많은 이커머스 물류업체들이 ‘자산 기반’으로 사업을 설계하진 않았을 것입니다. 남의 자산을 이용하기에 현장 ‘장악력’에 한계가 있다는 숙제가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콜로세움의 방법을 공유 드립니다.

3. 이 글을 통해 초기 물류센터 영업부터 시스템 설계, 오퍼레이션까지 공유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는 데 필요한 단계별 고민과 해결책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콜로세움이 자산을 보유하지 않고도 경쟁력 있는 물류단가를 만들고, 자산을 직접 운영하는 물류업체와 경쟁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있었습니다.

4. 바로 내일인 5월 3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물류 플랫폼’이 시장에 그 모습을 공식적으로 드러냅니다. 카카오식 물류 플랫폼의 방향 역시 현재는 ‘시스템 기반의 창고 중개’입니다.(물론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긴 한데, 이건 따로 정리합니다.) 본격적으로 물류 네트워크와 네트워크가 부딪치는 전장이 열리는 와중, 미리 알아두면 좋은 관전 포인트를 소개합니다.

스토리. 유인형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의 CPO(Chief Product Officer)이자 공동 창업자. 콜로세움 창업 전에는 8년 정도 병행수입 유통업체를 운영했다. 온라인, 대형마트,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채널에 납품을 진행하며 크고 작은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했다. 물류의 ‘공간 비효율’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 유통업체의 물류를 대행하면서 ‘풀필먼트’ 사업의 기회를 봤다. 2019년 5월 물류센터 네트워크 기반의 풀필먼트 업체 콜로세움을 창업하고, CPO로 서비스 기획을 총괄하고 있다.

PROLOGUE

물류센터 없는 물류업체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데는 통상 대규모 ‘자산(Asset)’ 투자가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평당 300~500만원 상당의 공사비는 물론이고, 평당 2~9만원 상당의 임대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여기 설비 구축, 현장 인력 관리, 전기세 등 시설 유지비가 추가로 더해지니 물류를 직접 운영하는 업체들의 비용 부담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지난해 SGC이테크건설이 수주했다고 발표한 연면적 5만949평 규모 쿠팡 광주 물류센터의 공사비만 1120억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물류센터 운영에 따르는 막대한 ‘고정비’를 제거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 어떨까요. 이미 운영하고 있는 누군가의 물류센터 유휴 공간을 공간이 필요한 화주사에게 연결해주는 방식으로요. 누군가의 물류센터 현장 작업자들이 화주사의 물류를 대행해줄 수 있다면요. 복수의 물류센터 네트워크를 하나의 ‘IT 시스템’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요. 자산 하나 없이 물류센터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물류 사업을 할 수 있진 않을까요?

이런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어느 정도 규모의 성과를 이룩한 업체가 있습니다. 업체의 이름은 콜로세움코퍼레이션. 2019년 5월 창업한 이 업체의 물류 서비스는 GS리테일(어바웃펫), 온브릭스(카카오 선물하기) 등 누적 130개 고객 화주사가 이용했습니다. 현재 25개에 달하는 외부 물류센터 운영사 파트너의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월 6~7만 박스 정도의 물량이 이 업체의 네트워크를 통해 출고됩니다. 2021년 매출은 25억원으로 2020년 대비 약 2.8배 성장했습니다.

콜로세움이 연결하는 파트너사. 콜로세움은 다양한 물류센터 운영사의 유휴 공간을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물류센터 니즈가 있는 화주사에 연결해주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협력사에 ‘설비업체’가 있는 이유는 콜로세움이 창고 파트너의 운영 효율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물류 자동화 설비를 추천, 임대하는 사업도 운영하기 때문. ⓒ콜로세움코퍼레이션

콜로세움은 스스로의 비즈니스 모델을 ‘네트워크 풀필먼트’라 설명합니다. 자산 없이 ‘네트워크’만으로 이커머스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물론 이런 비즈니스가 말처럼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별다른 레퍼런스가 없는 상태에서 네트워크에 참여하도록 물류센터 운영 사업자들을 영업해야 합니다. 화주 고객사가 원하는 다양한 니즈를 서로 다른 시스템, 운영 방법, 설비로 돌아가던 여러 물류센터에 적절하게 연결해야 합니다. 앞서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했던 업체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결국 문제는 ‘현장 장악력’에서 나왔습니다. 현장은 좀처럼 자산 없는 시스템 업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거든요.

콜로세움이 넘어선 수많은 고민과 축적된 노하우가 궁금하여 유인형 콜로세움코퍼레이션 CPO(Chief Product Officer)를 만났습니다. 콜로세움은 어떻게 창고 하나 없이 이커머스 물류사업을 할 수 있었을까요? 유 CPO의 이야기에 IT 시스템을 기반으로 물류 가치사슬을 최적화하고 싶은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힌트가 있습니다.

CHAPTER 1

백지에서 창고 네트워크 만들기

처음에는 아무래도 지인 네트워크를 활용했어요. 콜로세움 창업 전에 식품 병행수입 유통업체를 여러 해 운영했고, 이때 자연히 여러 창고 운영업체와 친분을 쌓을 수 있었거든요. 유통업체니까 당연히 우리가 다루던 물동량도 있었고요.

그 중 3자물류(3PL) 사업에 진출하고 싶은 한 창고업체의 초기 물량을 우리가 세팅해줬어요. 이곳이 콜로세움 1호 물류센터인데, 이후에는 그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자연히 다른 물류센터를 우리 네트워크로 끌어올 수 있었어요. 물론 우리에게는 나름의 창고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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