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가치가 중앙은행의 비상식적인 통화정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16%에서 15%로 1%포인트 내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는 석 달 연속 기준금리 인하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 기준금리를 19%에서 18%로, 10월에는 18%에서 16%로 각각 인하했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리라화 가치는 사상 최저치까지 폭락했다. 리라화는 이날 전날보다 달러당 0.4341리라(4.08%) 떨어진 11.0635리라를 기록했다.
지난달 터키의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9.89% 급등했다. 이런데도 물가 안정에 필요한 기준금리 인상과는 반대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금리에 짓눌리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고금리를 옹호하는 사람과는 함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치 아그발 전 터키중앙은행 총재가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후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25%에서 19%로 인상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3월 아그발 전 총재를 전격 해임했다.
터키가 통화위기를 맞게 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력이 취약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분석했다. 여론조사기관 메트로폴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38.9%로 한 달 전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