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2일 오후 3시44분

영국의 특수화학·소재 기업인 크로다인터내셔널(크로다)이 국내 바이오 소재 회사인 솔루스바이오텍을 약 3500억원에 인수한다.

2일 산업계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는 이르면 3일 솔루스바이오텍 지분 100%를 크로다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지난해 말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벨기에 솔베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세부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이 불발됐다. 이후 크로다를 포함해 독일 특수화학소재 기업 에보닉, 세계 최대 곡물회사 미국 ADM에 다시 매각 의사를 타진했다. 이 중 크로다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 거래가 성사됐다.

글로벌 화학 소재 기업들이 솔루스바이오텍에 대거 관심을 보인 건 회사의 주력 제품인 세라마이드 때문이다. 세라마이드는 스킨케어, 헤어케어 제품 등의 원료로 쓰이는 고가의 소재다. 국내 시장점유율은 15% 수준이다. 지난해 매출 약 47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약 11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크로다는 1925년 설립된 특수화학 기업이다. 런던 증권거래소 상장사다.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구조를 석유화학 중심에서 화장품 소재 등으로 재편했다. 크로다를 비롯해 세더마, 알반 뮐러, 크로다롬 등 화장품 원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140개 이상의 화장품 원료를 전 세계에 판매한다.

솔루스바이오텍 인수가 마무리되면 크로다는 세라마이드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된다. 현재 세계 세라마이드 시장은 에보닉과 솔루스바이오텍이 과점하고 있다. 솔루스바이오텍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10% 수준이다.

진대제 회장이 이끄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는 동박 회사인 솔루스첨단소재를 2020년 12월 두산그룹으로부터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바이오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솔루스바이오텍을 세웠다. 동박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주력 사업인 솔루스바이오텍 매각을 추진해왔다. 매각 대금은 솔루스첨단소재의 설비투자 등에 활용할 전망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