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이 최근 뷰티 전문 멀티채널네트워크(MCN)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성장하는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본격 뛰어들기 위한 포석이다.

현대홈쇼핑은 최근 뷰티 전문 MCN 기업 ‘디퍼런트밀리언즈(디밀)’에 120억원을 투자, 지분 40%를 인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투자로 현대홈쇼핑은 디밀 창립자 이헌주 대표에 이어 2대주주가 됐다. 현대홈쇼핑이 외부 스타트업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밀은 뷰티 전문 MCN이다. MCN은 쉽게 말해 크리에이터들의 소속사다.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창작자와 인플루언서의 콘텐츠 제작과 광고 유치 등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구독자가 80만명 이상인 뷰티 유튜버 ‘젤라’ 등 뷰티 분야 인플루언서들 250여명과 협력하고 있다.

디밀은 2016년 말 설립된 후 아모레퍼시픽과 로레알 등 500여개 뷰티 브랜드의 상품 관련 콘텐츠들을 제작해왔다. 총 누적 조회수는 5억 회를 넘는다. 지난해에는 42억원의 매출을 냈다. 경쟁이 치열한 MCN 업계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올해 목표 매출은 지난해의 2배 이상인 100억원이다.

현대홈쇼핑은 이번 투자를 통해 자사 쇼핑몰인 현대H몰의 라이브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디밀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활용해 현대H몰에서 보다 다양하고 전문적인 라이브커머스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디밀에 소속된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SNS 마케팅도 구상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에서 선보이는 뷰티 상품을 인플루언서가 직접 체험한 뒤 본인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에 올려 광고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집에서 쇼핑을 즐기기 시작하며 급성장세를 타고 있다. 특히 젊은 층들 사이에서는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라이브커머스가 인기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고, 제품을 간접적으로 체험한다는 게 강점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3조원 정도인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2023년까지 1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백화점과 e커머스 등 유통업체들은 앞다퉈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홈쇼핑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홈쇼핑은 현대H몰에서 최근 일주일에 20회 이상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해 말 또다른 뷰티 MCN 기업인 ‘레페리’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CJ오쇼핑도 최근 유아동 부문에서 라이브커머스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