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06일 14:21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스마트스터디의 캐릭터 핑크퐁과 이가상어 ⓒ스마트스터디
스마트스터디의 캐릭터 핑크퐁과 이가상어 ⓒ스마트스터디
‘핑크퐁’, ‘아기상어’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가 최근 투자유치 과정에서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스마트스터디는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무신사, 쏘카 등에 이어 국내 열 세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등극하게 됐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스터디는 산업은행, 푸른자산운용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약 300억원 가량의 투자를 받기로 하고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1조원 이상의 몸값을 적용았다. 2년 전에 비해 기업가치가 5배 이상 뛰었다. 핑크퐁 아기상어 캐릭터를 앞세운 영유아 대상 콘텐츠가 국내 시장을 넘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덕분이다. 국내 콘텐츠 기업 중에서 유니콘이 된 것은 스마트스터디가 처음이다.

◆10년 만에 글로벌 콘텐츠로 도약

“베이비샤크 뚜루루뚜루~ 베이비샤크 뚜루루뚜루~”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따라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전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핑크퐁(Pinkfong)’의 영상 콘텐츠 ‘아기상어 댄스(Baby Shark Dance)’. 2분17초짜리인 이 영상은 지난해 11월 가수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 뮤직비디오 영상을 제치고 전세계 유튜브 최다 조회 영상 1위에 올랐다. 2016년 6월 유튜브에 처음 영상을 게재한 지 약 4년 5개월 만에 낸 성과다. 동요가 유튜브 영상 조회수 1위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이 영상은 최근 누적 조회수 82억뷰를 돌파했다.

스마트스터디는 2010년 게임업체 넥슨 출신들이 창업한 콘텐츠 회다. 김민석 대표와 이승규 부사장, 손동우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콘텐츠에 미래 성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의기투합했다.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초기에는 유치원생, 초등학생을 겨냥한 학습용 콘텐츠를 출시했다.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깃 연령층을 영유아 계층으로 낮췄다. 영유아 대상 콘텐츠는 인종, 언어 등과 상관없이 통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그렇게 상당 기간의 노력 끝에 탄생한 캐릭터가 핑크퐁(여우)과 아기상어다. 여우와 상어를 앞세워 쉽고 친숙한 멜로디를 입혔다. 이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는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핑크퐁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핑크퐁 채널 구독자는 4600만 명을 넘어섰다. 핑크퐁 관련 콘텐츠는 현재 20개 언어로 4000여 편이 제작돼 유통되고 있다.

핑크퐁 아기상어는 이제 K콘텐츠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제임스 코든, 존 레전드, 루이스 폰시 등 내노라하는 글로벌 가수들이 아기상어와 컬래버레이션(협업)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019년 미 백악관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축하연에 아기상어 연주가 등장했을 정도다.

아기상어는 지난해 미 음반산업협회(RIAA)로부터 1000만 건 이상 판매된 싱글에 부여되는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았다. 글로벌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도 달성하지 못한 한국 최초의 기록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내놓을 때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지난 1월 선보인 첫 장편 애니메이션 '핑크퐁 시네마 콘서트: 우주대탐험'은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오늘의 TOP 10' 영화 부문 일일 랭킹 5위에 올랐다.

◆IP 비지니스 확장성… 투자사 '러브콜'

스마트스터디의 경쟁력은 핑크퐁, 아기상어 캐릭터를 보유한 지적재산권(IP)에 있다. IP를 기반으로 한 라이선스 사업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스마트스터디를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스터디는 IP를 활용해 애니메이션, 연극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국내외 500여 개사와 협업해 총 2000여 건 이상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 농심, 야놀자, 켈로그, 크록스, 크레욜라 등이 대표적이다. 스마트스터디는 앞으로 2년 내 핑크퐁 아기상어를 잇는 새로운 캐릭터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2019년 매출 1055억원, 영업이익 34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유아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더 늘면서 사상 최고치 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해외 매출은 80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에 달한다.

나스닥 상장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미 지난해부터 나스닥 상장설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최근 국내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최근 성공적으로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스마트스터디에 대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는 분위기다. 최근 스마트스터디 지분 18.59%를 보유한 2대 주주 삼성출판사 주가가 들썩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삼성출판사 김진용 대표의 장남이다. 최대 주주는 19.46% 지분을 보유한 김 대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