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CEO “인텔이 돌아왔다” 파운드리 전략 강화

새롭게 인텔에 부임한 팻 겔싱어(Pat Gelsinger) CEO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의 인텔 전략에 대해 공유했다. 겔싱어 CEO는 40년 동안 반도체 업계에서 일했고, 인텔에서만 총 30년을 일한 베테랑이다.

겔싱어는 인텔의 전략을 총 3가지로 말했다. 1. 7nm 공정 확보, 2. IDM 2.0, 3. 유럽과 미국 생산 확보다. 이중 가장 집중해야 하는 소식은 인텔의 파운드리로의 복귀다.

반도체 회사는 IP기업,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 등으로 나눈다. 이중 설계, 생산, 조립, 유통을 모두 할 수 있는 업체를 종합반도체회사(IDM)로 부른다. 인텔과 삼성전자가 IDM에 속한다. 그런데 인텔과 삼성전자의 성향은 약간 다른데, 생산 능력(Capacity) 면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1위이며 인텔은 그렇지 않다. 삼성전자는 자사 제품 외에도 위탁 생산(파운드리) 사업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주로 자사 제품 위주로 생산하는 인텔은 이 파운드리에서의 생산 역량도 높여 반도체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생산량 상위 5개사에는 삼성, TSMC,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이 포진하고 있다. 이 상위 5개사가 전 세계 웨이퍼 생산량의 54% 정도를 생산 중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위해 R&D에 270억달러(약 30조 5325억원), CapEx(자본적 지출) 335억달러(약 37조 8717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발표했다. 또한 현재 반도체 생산 시설이 주로 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것에 착안해 미국 본토, 유럽 본토에 공장을 설립하고 본토에서의 유통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발표했다. 캐퍼시티를 위해 애리조나 오코틸로 캠퍼스(Ocotillo Campus)에 팹 2개를 구동하기 위해 200억달러(약 22조 610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국 국방부, 정부, 기업 등의 보안 수준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의 강점은 인텔이 최고 수준의 IP 기업(x86 아키텍처)인 동시에 패키징 기술에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는 포베로스 3D, EMIB 패키징, 폰테 베키오 등을 통해 이종의 프로세서(xPU)를 한 패키지에 묶을 수 있는 기술을 통해 서버용 반도체를 만들 때 여러 아키텍처를 한 패키지 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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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시스코, 에릭슨, 구글, IBM 등의 기업들은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에 대해 지지한다고 인텔은 밝혔다.

인텔은 또한 현재의 IDM을 넘어선 IDM 2.0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위에서 언급한 인텔 파운드리 계획은 IDM 2.0 계획에 포함된다.

인텔은 우선 프로세서 기술 리더가 될 것을 다짐했다. x86 아키텍처를 포함한 다양한 아키텍처를 통해 리딩 프로바이더가 될 것이며, 인텔 제품을 대부분 인텔 내부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대량 생산력을 갖추려고 한다고 발표했다. 만약 생산량이 부족할 경우 외부 파운드리도 활용해 첨단 프로세서를 제조할 것으로 발표했다. 인텔이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월드클래스 파운드리다. 위에서 언급한 상위 5개사 안에 이름을 넣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며, 2025년까지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리더십 제품은 xPU 프로세서들을 말한다. 현재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주력 제품인 타이거레이크는 출하량 3000만개 이상을 달성했고, 150여개의 디자인과 100여개의 EVO 플랫폼 디자인을 확충했다. 12세대 프로세서인 엘더레이크는 현재 샘플 제공 중이다. 10세대 제품인 아이스 레이크 기반으로는 엣지부터 클라우드까지 제공하는 AI, 보안, 퍼포먼스를 확충한 제품군으로 확장 중이라고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제품군인 사파이어 래피즈는 AI 성능 확보, 보안, 성능 강화 등을 통해 2022년에 제공할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세번째 소식은 계속해서 생산이 지연되고 있는 7nm 공정에 대한 이야기다. 현재까지 7nm 공정 생산이 계속 지연되는 이유는 EUV 공정의 안정성 문제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EUV(극자외선, extreme ultraviolet)는 반도체 생산 시 회로 패턴을 새겨넣을 때 극자외선을 통해 만드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에 EUV 공정 가동을 실행한 바 있다. 인텔은 이 EUV 공정에서 문제를 겪었고, 지난 2020년 3분기 안정성을 높였으며 앞으로 제조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7nm 공정은 클라이언트와 데이터 센터 등에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간담회 이후 이어진 질문에서 3nm~5nm 공정을 도입한 경쟁사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7nm 공정에는 문제없다는 말로 대답했다.

인텔은 도한 IBM과 협업해 최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 등의 개발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인텔은 또한 앞으로 인텔 온(Intel ON) 이벤트를 열고 2021년 10월, 반도체 혁신 이벤트를 열 것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계획으로 인해 인텔의 2021 가이던스는 조정됐다. IDM 2.0 계획을 통해 2021년 수익 전망치는 720억달러(약 81조 3960억원), 총 마진은 56.5%, 주당순이익(EPS)은 4.55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텔은 앞으로 클라우드, 연결성, AI, 인텔리전트 엣지 분야에서 노력할 것으로 발표했다. 특히 팬데믹 상황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으므로, 소프트웨어, 반도체와 플랫폼, 패키징과 공정에서 충분한 생산량 보장(at-scale)을 할 것으로 발표했다. 따라서 앞으로 인텔은 기업 문화를 1. 경쟁 부문에서 리더가 돼라 2. 약속을 완벽히 이행하라 3. 과감하게 열정적으로 혁신 4. 최고의 엔지니어를 유치하도록 인텔 문화 활성화하라는 비전을 구성원들에게 약속하고 있다. 1번부터 4번까지 인텔이 지금까지 다 못하고 있던 것들이다. 인텔은 보안 문제를 겪고, 모바일 아키텍처에서 비교적 뒤쳐졌으며, 새 프로세서가 나올 때마다 매번 수율을 맞추지 못했다. 그러나 네 목표를 볼 때 인텔이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펫 겔싱어 CEO의 활약이 기대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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