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28년만의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선택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은 15일(현지 시각) 단호하게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면서도 시장이 과도하게 불안에 떨지 않도록 안심시키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함께 던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있는 분명한 증거를 보길 원하며, 일련의 하락하는 월별 물가 지표를 보기를 원한다”고 했다. 물가가 확실히 꺾였다는 신호가 나올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다음달에는 금리인상 폭이 0.5~0.75%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5월에 ‘빅 스텝(0.5%포인트 인상)’, 6월에 ‘자이언트 스텝’을 선택한 데 이어, 7월에도 최소 ‘빅 스텝’을 밟겠다는 것이다. 즉, 3개월 사이 금리 인상 폭이 적게는 1.75%포인트, 많게는 2%포인트에 달하게 된다는 얘기다.

◇ 매파 발언 : 강력한 금리 인상 의지 천명 ”물가가 낮아지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 보기를 원한다”

파월 의장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불러오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우리는 이를 낮추기 위해 강력하게 전념하고 있으며(strongly committed) 그러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누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우리는 반드시 가격 안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더 오를 경우 금리를 한번에 1%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파월 의장은 “연준은 새로운 데이터에 반응할 것이며, 어느 수준이 될 지 구체적으로 수치를 말하지는 않고자 한다”며 “중요한 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고 했다. 1%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 즉답은 피하면서도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사는 보여준 것이다.

파월 의장은 또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용 둔화를 어느 정도는 받아들일 각오도 돼 있다는 각오를 보여줬다. 그는 “실업률은 2024년 중간값이 4.1%로 예측되는데, 이런 실업률 수준으로 물가를 2%까지 낮출 수 있다면 실업률 4%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만큼 성공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비둘기파 발언 : “연착륙이 목표이고 가능하다, 경기침체로 가려는 것 아니다”

파월 의장은 강력한 매파적 스탠스를 취하면서도 균형감을 보여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다음달에는 금리인상 폭이 0.5~0.75%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0.75%포인트 인상이 흔한 것은 아니며, 초반에 금리를 더 많이 올리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0.75%포인트 인상에 대해 “흔하지 않다(uncommon)”고 한 것은 시장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7월 금리 인상 폭에 대해 0.75%포인트라고 단정짓지 않고 0.5%포인트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해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관점도 있다는 여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물가 안정 목표 달성 의지를 강력하게 표시하면서도 시장의 기대와 관련해서는 다소 비둘기파적인 요소가 있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2024년 성장률이 1.9%, 근원 물가 상승률이 2.2%, 실업률이 4.1%로 예상되며, 이는 물가와 고용이 연준의 목표 수준에 근접하는 것이라 연착륙 조건을 충족한다”고 했다. 그는 “소프트랜딩은 우리의 목표이며 가능하다고 본다”며 “엄청난 도전이 있지만 여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경기 침체로 가려는 건 아니며, 이 점을 명확히 해두겠다”며 “(금리가 올라) 실질 금리가 플러스가 되면 나는 그때는 인플레이션이 내려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